영상 통화가 끝난 뒤 "녹화한 영상을 네 지인들에게 보내겠다"는 메시지가 오거나, 헤어진 상대에게서 "사진을 올려 버리겠다"는 말을 듣는 일은 디지털성범죄 피해 가운데에서도 시간 압박이 큰 상황입니다. 상대는 대개 지금 당장 돈을 보내라거나 무언가를 하라고 재촉합니다. 이 문서는 이런 협박에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협박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복제물, 또는 제14조의2에 따른 편집물등이나 그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실제로 퍼뜨리지 않았더라도 그 자료를 내세워 겁을 준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뜻입니다.
처음부터 협박을 노리고 접근하는 상대도 있습니다. 낯선 사람과 영상 통화를 하다가 화면이 녹화된 경우, 상대는 피해자의 연락처 목록이나 SNS 친구 목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압박하기도 합니다. 관계가 있던 사람이든 처음 본 사람이든, 자료를 이용해 겁을 주었다는 점에서 같은 조문이 출발점이 됩니다.
합성물도 협박의 수단으로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가짜 영상인데도 협박이 되느냐"는 질문의 답이 같은 조문 안에 있는 셈입니다. 합성물이 어떤 경우에 처벌되는지는 딥페이크 합성물 문서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요구에 응하게 만들었다면 더 무겁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합니다. 돈을 보내게 하거나, 사진을 더 찍어 보내게 하거나, 만남을 강요한 경우가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제3항), 미수범도 처벌됩니다(제15조).
돈을 받아 낸 경우에는 형법의 공갈죄(제350조)가 함께 검토될 수도 있습니다. 협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료가 퍼졌다면, 유포 행위에 대한 조문(제14조 제2항, 제14조의2 제2항)이 따로 문제 됩니다.
그 자리에서 멈출 것
협박을 받는 순간에는 상대가 정한 시간 안에 무엇이든 해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럴수록 다음 네 가지는 멈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 돈을 보내지 않습니다. 한 번 응한다고 요구가 끝난다는 보장이 없고, 상대는 응한 사실을 다음 요구의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 추가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지 않습니다. "이것만 보내면 지우겠다"는 말이 있어도 새로 보낸 자료는 새로운 협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 상대가 보낸 파일이나 링크를 열지 않습니다. 앱 설치를 권하거나 링크를 보내는 경우 휴대전화 속 연락처 같은 정보가 넘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 혼자 만나러 가지 않습니다. 직접 만나 해결하려는 시도는 안전을 해칠 수 있습니다.
차단하기 전에 남길 것
대화를 끊고 싶은 마음에 대화방을 나가거나 계정을 차단하기 전에, 다음을 먼저 남겨 두세요.
- 상대 계정의 이름·아이디·프로필 화면
- 협박 메시지 전체와 받은 날짜·시각(대화 순서가 보이도록)
- 상대가 알려 준 송금 계좌나 결제 수단 정보
- 이미 돈을 보냈다면 이체 내역
- 상대가 '갖고 있다'며 보여 준 화면이 있다면 그 메시지가 온 시각
화면을 캡처할 때는 대화 상단의 계정 정보와 시각이 함께 보이도록 하고, 서비스에 대화 내보내기 기능이 있다면 원래 형태에 가까운 기록도 함께 남겨 두세요. 협박에 쓰인 자료 자체를 따로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필요는 없습니다.
기록을 남긴 뒤에는 경찰에 신고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계정이 사라지거나 대화가 지워질 수 있어 빨리 알리는 편이 좋습니다.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해 사실관계 확인이나 조사 과정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고(성폭력처벌법 제27조), 자료가 이미 퍼졌다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같은 지원 기관에 삭제 지원도 함께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게 된 쪽이라면
협박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대화 전체의 맥락으로 판단되므로, "농담이었다"거나 "실제로 올릴 생각은 없었다"는 한마디로 정리되기 어렵습니다. 조문은 실제 유포가 아니라 자료를 이용해 겁을 준 행위를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혐의를 받게 됐다면 상대에게 다시 연락해 해명하려 하지 마세요. 추가 연락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받은 출석 요청과 지금 남아 있는 대화 기록을 지우지 않은 채 정리해 상담을 받는 것이 절차와 권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가 정말 영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신고할 수 있나요?
A. 신고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자료를 갖고 있었는지는 수사에서 확인할 부분이고, 피해자가 미리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도 그 확인 결과에 따라 정리됩니다.
Q. 이미 한 번 돈을 보냈는데 신고하면 불리해지나요?
A. 협박에 못 이겨 돈을 보낸 것은 피해의 일부입니다. 보낸 날짜와 금액, 계좌 정보는 오히려 중요한 기록이 되므로 숨기지 말고 신고할 때 함께 알리세요. 디지털성범죄 수사에서 돈이 오간 흔적은 상대를 찾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정리
촬영물이나 합성물을 내세운 협박은 디지털성범죄 가운데 퍼뜨리기 전 단계에서 이미 무겁게 처벌되는 범죄입니다. 요구에 응하기보다 기록하고 알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다른 유형과의 차이는 첫 화면의 질문 목록에서 함께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제14조의2 제2항, 제14조의3 제1항~제3항, 제15조, 제27조, 형법 제350조, 성폭력방지법 제7조의3·제7조의4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2026-10-02 시행본) 2026-10-20 확인